2024.09.05 | 조회 420
0
보라비

페이지 정보

본문

두 눈이 환해지도록 아름다운 보랏빛 라벤더꽃이 가득 차 있는 꽃밭이 보였다.
흔히들 보라색 하면 강렬한 느낌을 받는데 라벤더의 보랏빛은 채도가 한 단계 낮은 은은하고 차분한 보랏빛이다.
잎사귀도 원색의 싱싱한 녹색보다는 하얀색을 섞은 듯한 부드러운 초록빛을 가지고 있다.
그 차분한 빛깔이 비 내리는 날과 무척이나 잘 어울렸다.
꽃도 잎도 모두 작지만, 여러 송이들이 함께하니 크고 무거운 존재감이 느껴졌다.
그것들을 일렬로 나란히 열을 맞추어 피어 있었는데
안개 사이로 보랏빛 가득 품은 비가 내리자, 일렬의 라벤더꽃 사이로 다양한 색의 우산들이 옹기종기 피어난다.
우리처럼 하나의 우산을 나눠 쓰고 걷는 사람들이었는데 그들은 부부도, 가족, 연인, 친구 등 다양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나누어 쓴 색 색깔의 우산들이 꽃처럼 피어 그렇게도 예뻐 보였다.
그것은 사랑이 피어난 또 하나의 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와 나도 우산 하나를 나눠 쓰고는 라벤더꽃 사이를 걸었다.
비가 내리는 날이라 그런지 비에서 꽃향기가 났다.
라벤더의 향은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는데 라벤더 가득한 꽃밭에 와있으니
모든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기분이 들었다.
보슬비는 조용하게 라벤더 향을 품고 내렸는데 마치 꽃비가 내리는 것 같았다.
보라비 관련제품
루씨쏜 (lucysson)
'제주의 아름다움에 반해 제주에 살며 제주를 그리고 있는 동양화 작가
작품수
33
루씨쏜님의 다른 작품들
댓글 작성을 위해서는 로그인을 해주세요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